이정욱 선교사
구름이 많이낀 문화 유산의 날(Heritage Day)이었습니다. 지난 두달간 부쿠칸예에 참석해온 두 청년이 제게 다가와 따지기 시작했습니다. 길거리에는 많은 사람들이 전통의상을 입고, 얼굴에 자랑스럽게 문양을 그려 넣고 걸어다니고 있었지만, 이 두친구는 실망한 표정입니다. 저희들이 이 마을에 도움을 주고 있다는 확실한 증거를 보여달라 합니다. 물질적인 도움을 바라고 이야기하는 줄은 알았지만, 멈추지 않고 대화를 계속하였습니다. “마을에 어떤 변화도 없나요?” 라고 묻자, “네, 지코나가 아주 많이 변했어요. 많이 행복해하고. 그런데 당신들은 마음만 돌보나요 아니면 재정적으로도 도와 주나요?”
지코나가 저희를 울며 찾아 왔었습니다. 세딸을 키우는 홀 어머니는 스트레스로 술을 많이 마신다 합니다. 친척 등 사람들이 그녀의 주민등을 자꾸 빼앗아 가서, 정부에서 주는 사회 보조금조차 받지 못한다고 합니다. 남아공에서는 정부의 보조금에 의존도가 높아 주민증이 담보로 쓰여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기에 지코나가 주민증을 다시 발급 받더라도 상황이 좋아질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 하지만 대화중에 지코나가 한 이야기 중 이말이 마음에 깊이 다가왔습니다. “저는 가진것이 없어서 아이들에게 해줄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아이들은 제가 나쁜 어머니인줄 알아요. 아이들과 그냥 행복하게 살수 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물었습니다. “지코나, 당신이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듣기에 당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좋은 어머니가 되는 것인 것 같은데 제가 맞나요?” 지코나는 고개를 끄덕입니다. “제가 기적을 일으켜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다해도, 당신의 아이들은 24시간 어머니가 필요합니다. 당신이 술에 취해 있다면 좋은 어머니가 될 수 없겠지요. 먼저 술을 끊으세요. 그리고 당신을 마음에 두지 않는 친척들은 잊으세요. 이제부터 저희가 가족이 되어드리고, 함께 해드리겠습니다.” 그녀가 희망에 찬 큰 웃음을 지으며 돌아간 것이 한달정도 전 입니다.
그동안 자메카와 길버트 부부가 음식을 챙겨주고, 주민증 재발급에 힘 써주셨습니다. 주키사니와 저는 지나갈 때마다 들리고, 지코나의 간난장이 딸아이가 사고로 병원에 입원했을 때에 음식도 가져다주며 같이해주었습니다. 그리고, 동네 사람들이 무시하고 빈정대며 상처를 줄때에 쓰러지지 않도록 격려해주며 감싸주었습니다. 이제는 정부에서 보조금도 나올 예정이며, 부쿠칸에 멤버들과 친구들도 응원해 주고 있습니다. 어제, 지코나가 제게 와서 말했습니다. “당신들에게 너무나 고마워요. 절대 저를 떠나지 마세요. 당신들 덕분에 사람들이 전에는 제게서 보지 못했던 것을 볼수있게 해주셨어요. 아무 것도 없던 저를 이곳까지 끌어주셨으니, 이제부터 이끄시는 대로 어디든 따라 갈게요.”